네니아 제품 생산지를 찾아서 (15) _ ㈜푸르온
친환경 식품 시장에 긍정적 영향 끼치는 네니아
만두는 네니아를 대표할만한 제품이다. 매출에서도 1위를 달린다. 네니아 만두는 뭐가 특별하길래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까?
만두는 만두피와 만두소를 무엇으로 만드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만두는 속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때 1차로 확인할 것은 바로 제품 포장에 표시한 ‘원재료’다. 네니아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존중하여 ‘원재료 전체 성분’을 공개하고 있다.
△ 무농약 우리밀로 만든 <네니아 우리밀 왕만두>, 제품 포장 앞면에 주 원재료, 뒷면에는 원재료 전체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네니아)
첨가물 없는 만두, 쉽지 않았던 도전
2004년에 설립한 네니아는 초창기부터 만두 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국내 만두 제조사 가운데 화학적 합성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제품 생산할 곳을 찾기는 어려웠다. 여러 제조업체에 네니아 사양(우리밀 사용, 화학적 합성첨가물 무첨가 등)에 맞는 제품을 만들자고 요청했으나 ‘제조 불가’라는 답을 들었다. 그럼에도 네니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 만난 곳이 바로 ‘(주)푸르온’이라는 회사다.
㈜푸르온은 국내 만두 냉동식품 제조업계에서 10위권 안에 꼽힌다. ‘푸르온’은 자연을 상징하는 ‘푸르름’과 자연주의 식탁문화의 ‘시작’(ON)을 의미한다. 푸르온이 네니아의 만두 생산 제안을 받은 이유는, 푸르온의 경영 철학과 네니아의 경영 철학이 비슷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네니아 상품개발팀은 푸르온 연구팀과 머리를 맞대고 화학적 합성첨가물 없는 만두 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만두피를 만들면서 로스가 많이 발생하는 등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네니아는 제조업체의 손실분을 메꿔주며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네니아는 푸르온에서 네니아만의 제조 원칙에 맞는 만두 개발에 성공했다.
네니아 물만두에 사용되는 전체 원재료

출처: 네니아 공식 쇼핑몰 <네니아 우리밀 물만두> 상세페이지에서 캡쳐
네니아는 만두소를 만들 때 자연적인 원재료 외에 대두단백이나 합성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만두피는 피를 쫄깃하게 하거나 모양을 잡아주는 변성전분을 사용하지 않으며, 국산 채소와 국산 참기름, 한식 간장 등으로 맛을 돋운다. 국내에서 생산이 불가능한 설탕과 후추를 빼고는 모두 국산이다.
소비자들이 만두의 원재료를 확인할 때, 어떤 원재료인지 직관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품목이 몇 개쯤은 있다. 두류가공품, 복합조미식품 같은 것들이다. 기업이 만드는 냉동만두 소에 들어가는 ‘두류가공품’은 주로 분리대두단백을 말하며, 제품의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 흔하게 사용한다. ‘복합조미식품’은 당류, 식염, L-글루탐산나트륨, 인산염 등을 분말이나 과립 형태로 가공한 것이다. 이 외에 핵산, 유화유지(물엿, 대두유, 대두레시틴,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주정) 등을 넣는 곳도 있다.
네니아 웹매거진 편집부는 2월 11일, 충남 천안에 있는 푸르온을 방문했다. 국내 만두 업계에서 권위가 있는 이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자, 푸르온 식품연구소 이현재 차장을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Q. 푸르온 창립 배경, 창립자, 현재 직원 수, 매출 규모는?
A. 푸르온은 1999년 설립했으며, 김기식 전 대표가 창업주다. 김 대표가 청년 때 ‘도투락’(1974년 설립)이라는 아이스크림 공장에 직원으로 입사해 만두 개발자로 일하면서 냉동만두를 개발했다. 당시 도투락의 유통망이 좋지 않아 전국에 ‘콜드체인’ 인프라를 갖춘 해태와 제휴하여 1987년부터 ‘해태도투락 고향만두’ 판매를 시작하면서 냉동만두가 대중화되었다.
도투락식품에서 일하던 김기식 대표는 1999년 푸르온의 전신 ‘주식회사 꼬마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만두 공장을 운영했다. 2006년 ‘푸르온’으로 사명을 변경하였고, 이후 2010년 ‘푸드웰’을 만나 새로운 '푸르온'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다. 푸드웰은 회사를 인수하면서 김기식 전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과 직원을 모두 승계하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마당을 펼쳐주었다고 한다. 1999년 당시 푸르온 창립 멤버 중 한 사람인 서범준 대표가 현 대표이사다.
푸르온의 매출은 2025년에 약 800억 원, 직원 수는 약 300명, 300개 이상의 품목을 생산하고 연구개발 인력은 7명이다. 주요 생산품은 만두, 냉동밥, 김말이 등이 있다.
Q. 힘든 순간도 꽤 있었을 것 같다
A. 아무래도 2004년에 있었던 만두파동 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당시 일부 업체의 비위생적인 원료 사용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보도되면서 만두 산업 전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확산됐다. 푸르온은 1999년에 설립해 한창 성장하던 시기였는데,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급감하고 거래처 문의와 환불 요청이 이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오히려 ‘기본’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전 공정 위생 점검을 강화하고, 원재료 수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HACCP 기준에 맞춘 설비 보완과 직원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그 시기는 분명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회사의 체질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정직한 만두’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리의 원칙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Q. 만두소를 만들 때 전처리 과정이 까다롭다고 들었다
A. 푸르온은 국내산 신선한 채소를 세척한 것을 공급받는다. 세척한 채소가 입고되면 자체적으로 다시 세척 과정을 거친다. 원료별로 전처리 방법은 많이 다르다.
양파는 표면을 집중해서 세척하고, 부추는 흙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어서 물의 와류를 이용한 세척기에 세척한 뒤 다시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망 위에 부추를 펼쳐 털어주면서 혹시라도 있을 이물이 망 아래로 떨어지게 한다. 대파는 Y자 부분의 갈라지는 곳에 흙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서 납품받을 때 갈라지는 부분에 칼집을 한 번 내서 세척한 것을 납품받은 뒤 우리 회사에서 와류형 세척기에 다시 세척한다. 대파는 꽃대 올라오는 시기에 대가 굵어지는데 이런 것은 쓰지 않는다. 원재료별로 입고 기준을 ‘원료 규격서’로 만들어서 그 기준에 맞는 원재료를 받으며, 품질팀이 현장 검증을 한 뒤에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Q. 네니아 제품의 고기 함량이 높은 이유는?
네니아 만두와 전병의 돈육 함량
제품명 | 무항생제 돈육 함량 |
네니아 우리밀 왕교자 | 33.46% |
네니아 우리밀 손만두 | 32.22% |
네니아 우리밀 물만두 | 30.40% |
네니아 우리밀 왕만두 | 30.09% |
네니아 우리밀 고기호떡만두 | 29.65% |
네니아 우리밀 군만두 | 27.87% |
네니아 우리밀 김치손만두 | 27.04% |
네니아 우리밀 김치왕교자 | 26.79% |
네니아 메밀꽃핀 전병 | 20.1% |
네니아 노랑꼬마채식만두 | 0% (채식 만두) |
네니아 우리밀 파삭당면만두 | 0% (채식 만두) |
A. 만두소는 되직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채소의 수분이 많아서 일반적으로 식품첨가물인 결착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네니아는 결착제를 쓰지 않고 돼지고기 함량을 높여서 이것이 만두소를 뭉쳐주는 역할을 한다. 또 ‘감칠맛’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고기 함량을 높여 만두 맛을 좋게 한다.
Q. 네니아 만두 개발 과정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만두피를 만들 때, 진공 반죽을 한다. 진공 반죽을 할 때 배합수 온도, 가수량, 배합 시간, 소금의 양, 숙성 시간 등은 모두 만두피의 상태를 좌우한다. 네니아 제품은 수입밀이 아닌 우리밀을 쓴다. 처음 제품개발 당시에는 글루텐 함량이 낮아서 만두피가 많이 찢어지곤 했다. 그런데 글루텐 함량이 너무 많으면 설비에서 가공이 잘되지 않아 불량이 나온다. 초창기에 어떤 날은 불량이 10% 이상 나오기도 했었다. 그 시기에 네니아는 불량 발생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 주면서까지 글루텐이나 변성전분을 첨가하지 않은 만두피 개발에 열정적이었다. 결국, 그 노력이 지금의 안정적인 네니아 만두로 이어진 것이다. 그런 노하우가 20년간 쌓였고, 제품 제조 공정도 많이 안정화 되었다.
Q. 만두소를 만들 때 네니아 제품의 특징은?
A. 만두는 어느 업체 제품이든 소금, 후추, 설탕, 마늘, 간장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기본양념이 유기농 설탕인지 정제 설탕인지, 수입 대두로 만든 간장인지 국산 콩으로 만든 간장인지 등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다. 만두소의 원재료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고기와 채소다. 고기의 함량, 채소 종류와 함량 등에 따라 맛의 차기가 크다. 네니아 제품은 일반 돈육이 아닌 ‘무항생제’ 돈육을 쓰는데 그 함량이 왕교자, 물만두, 왕만두, 손만두는 30% 이상이다. 김치손만두와 김치왕교자 등 제품 특징에 따라 함량이 다른데, 돈육함량이 가장 적은 김치왕교자도 26.79%다. 이에 비해 일반 회사는 보통 돈육함량이 10~25%인 경우가 많다.
Q. 만두소에 일반적으로 합성첨가물을 많이 쓰고 있나?
A.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만두를 만들 때는 핵산, 각종 소스 등 감칠맛을 더해주는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다. 소스를 쓰면 그 소스의 원재료를 파악하고, 그 원재료에 다른 소스가 있으면 그 원재료도 파악한다. 보통 세 단계까지 원재료를 풀어서 정리하는데, 그 자료를 정리하면 첨가물 등 원재료가 보통 30~40가지는 나오는데 자료를 다 받지 못해서 그렇고 실제로는 더 많은 식품첨가물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실제 100가지가 넘는 경우도 있다.
Q. 푸르온 만두소의 특징은?
A. 만두소에 들어가는 고기 식감을 어떤 사람은 소시지 같은 탱글한 것을 선호하고, 어떤 사람은 고기의 질감을 좋아한다. 푸르온은 네니아 만두를 포함해 고기 식감을 느끼도록 크게 분쇄한다. 2020년 초반부터 이러한 식감을 선호하는 수요가 높아졌다. 채소 역시 이때부터 식감의 수요가 바뀌어 절단 사이즈를 기존보다 크게 변형했다. 엄청 곱게 갈면 결착력이 좋고 소지지나 떡갈비 식감을 내지만, 선호도는 각기 다르다.
고기 입자가 크면 만두소가 잘 뭉쳐지지 않는다. 보통은 그럴 때 다른 첨가물로 결착력을 높이지만 네니아는 고기 함량을 높이는 것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고 차별화했다.
가끔 네니아에서 돈육 물렁뼈 클레임이 오는데, 고기를 곱게 다지느냐 고기 식감을 느끼게 할 것이냐에 따른 설비 세팅에서 오는 변화다. 푸르온은 초핑기 직경 지름을 35mm, 10mm, 8mm로 세 칼날이 겹치게 구성한다. 본필터에서는 물렁뼈, 근육, 심줄 등을 걸러준다. 어떤 업체는 3~5mm도 있다. 푸르온도 예전에는 5~6mm를 쓰다가 지금은 8mm를 쓰면서 간혹 물렁뼈 클레임이 발생하는데, 그렇다고 곱게 분쇄하면 식감에 많은 차이가 있다. 우리 푸르온은 소비자들의 식감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이해를 하시면 좋겠다.
Q. 푸르온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A. 푸르온은 ‘만두 만드는 틀’(이하 몰드)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고추 만두’ 몰드가 유명하고, 콩깍지 모양 몰드, 잎새 만두 몰드 등을 지식재산처(구 특허청)에 디자인 등록을 꾸준히 한다. 모양이 바뀌어야 고객들은 ‘새로운’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몰드 하나 바꿔서 제품 생산까지 이어지게 하려면 예산이 많이 든다. 몰드 하나 만드는데 수백만 원, 4~5세트로 구성하면 수천만 원 이상이 드는데, 푸르온은 제품개발 영역에 있어서 과감히 투자한다.
푸르온의 급속 냉동기술과 최신의 설비도 자랑할 만하다. 터널형 동결기는 영하 30도에서 짧은 시간에 제품을 냉각하는 초저온으로 얼리는 급속동결시스템이다. 급속냉동이 되기 때문에 제품 본연의 맛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식품 고유의 특성과 신선도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기술이다.
Q. 국내산 재료만을 고집하는 회사들이 있는지?
A. 몇몇 회사가 네니아 사양을 보고 국산 원료를 고집하지만, 첨가물까지는 배제하지는 못하더라.
첨가물을 최대한 배제하고 좋은 원재료를 쓰면 그만큼 힘들텐데, 그럼에도 네니아가 원칙을 지키고 친환경 식품 시장을 견인하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본다. 네니아가 잘하니까 다른 곳에서도 따라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는 네니아가 친환경 식품 시장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Q. 일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보람된 일은?
A.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배합비만 짜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안정성, 공정 개선, 몰드 개발 등 신경 쓸 부분이 많다.
모든 개발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부분인데, 내가 개발한 제품이 인기가 많아서 많이 팔리거나, 생각지도 않았는데 SNS에 올라오거나 하면 기분 좋고 보람도 느낀다. 입사 초기에는 생산계획서에 낯선 제품들뿐이었지만, 지금은 하나하나 모두 기억에 남는 제품들로 가득 차 있고 ‘자식’ 같은 느낌이 든다.
Q. 푸르온 자랑, 기뻤던 일은?
A. 여러 순간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각종 수상을 통해 저희의 노력과 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을 때가 가장 기뻤다. 2001년 3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충청남도 수출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04년 5월 충남 기업인대회 창업대상을 수상했다. 2007년 5월에는 식약청장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2018년 천안시 기업인의 상 ‘종합대상’을 수상했을 때는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특히 뜻깊었다. 그리고 2024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수상하며 식품 안전과 품질 관리에 대한 그동안의 노력을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수상 내역을 전부 나열할 수는 없지만, 모든 수상은 저희 임직원 모두가 원칙을 지켜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힘든 시기를 버텨온 보람을 느끼게 해준, 매우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순간들이었다.
Q. 네니아에 하고 싶은 말
A. 네니아 제품을 개발할 때는 아주 미세하게 배합을 맞춰야 한다. 노력은 들지만, 덕분에 실력이 늘고 경험치가 높아져서 좋은 경험이라는 장점이 있다. 네니아는 자연친화적이다. 그리고 푸르온에서 생산한 OEM 제품 중 네니아 이상의 친환경 사양은 없다. 네니아가 창립 정신을 잘 유지하면서 친환경 식품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푸르온도 네니아와 함께 할 것이다.
에.필.로.그
네니아의 많은 제품 중에서 매출 1위 제품은 물만두다. 학교급식 현장과 일반 소비자들이 네니아 만두의 가치를 알아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수입밀로 만들어서 역수출하는 ‘K-푸드’가 아니라, 우리 농산물로 만든 ‘진정한 K-푸드’,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자연식 만두가 더 많아진다면, 대한민국의 식탁은 좀 더 건강해질 것이다.
네니아는 앞으로도 원칙을 지키며 길을 낼 것이다. 그 길에 소비자들의 응원이 함께하길 기대한다.
2026년 3월
네니아 웹매거진 편집부